멕시코로
팔려 간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소설
안창호
선생과의 만남과 쿠바 이민사를 추가한 개정증보판
일본인들에게 속아 멕시코로 팔려 간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소설. 나라를 빼앗긴 탓에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아픔을 청소년을 위한 역사소설로
풀어냈다. 이역만리 멕시코에서 노예나 다름없이 살아야 했던 조선인들의 참담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올해의 청소년도서(대한출판문화협회
선정), 책따세 추천도서, 아침독서 청소년 추천도서, 성장소설 50선(학교도서관저널
선정) 등으로 선정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원작에 멕시코 이민자들과 안창호 선생의 만남, 멕시코에서 쿠바로의 이민 여정을 추가하고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용어에 설명을 덧붙여 새롭게 내놓았다.
짙푸른 농장이 점점 가까워졌다. 그러나 검푸르던 색이 진초록으로 바뀌면서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멀리서 푸른 벼처럼 보이던 것은 억세고 커다란 가시나무였고,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쭉쭉 뻗은 긴 잎들은 마치 기다란 칼날을 수십 개 꽃아 놓은 것처럼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다. 잎 끝에는 대바늘 같은 커다란 가시가 달렸는데 무척 날카롭게 보였다.
-본문 20쪽 중에서
“전대금제도라니? 그럼
우릴 볼모로?”
“이제야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소?”
통역관이 말을 마치자마자 로페즈 감독이 급히 통역관을
말에 태우고 사라졌다. 옥당대감이 넋이 나간 듯 그 자리에 한참 서 있었다.
“그 일본 놈이 사기를 친 게야. 황족인 내가 일꾼으로 간다면 가지 않을 테니까 엉터리 소개장을 써 줬는데 그걸 철석같이 믿었다니, 으으으윽.”
옥당대감이 신음을 내뱉었다. 감초댁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대감마님, 그랑께
시방 통역관 말은 왜놈들이 우릴 팔아묵었다 그 말이라요? 쥑일 놈들.
대감마님도 우리맹키로 똑같은 일꾼으로 팔아묵었다, 그 말 아니라요? 시상에 우째 이런 일이 있다요? 참말로 기가 탁 맥혀 뻔지네.”
-본문 70~71쪽 중에서
낯선
땅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조선인들의 이야기!
1905년, 덕배와
덕배 아버지, 소녀네 가족, 감초 아저씨 부부 등 조선인 1,033명이 멕시코에 가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태평양을 건너 멀고 먼 나라로 떠난다. 그러나 멕시코에 도착한 조선인들은 노예 취급을 받으며 심한 노동에 시달린다.
그제야 일본 사람에게 속아 팔려 온 것임을 알게 된 이들은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고자 조선의 황제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하지만 그사이
조선은 일본의 손아귀에 넘어가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농장 감독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소녀를 연모하던 덕배는 소녀의 죽음에 몹시
괴로워하고, 소녀의 동생 윤재는 농장을 탈출한다. 농장에서
계약 기간 4년을 다 채운 조선 사람들은 조선으로 돌아갈 뱃삯을 벌기 위해 메리다 시내로 가지만 그곳에서도
또 다른 시련을 겪는다. 하지만 이들은 좌절하지 않고 서로를 위로하며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수난과 디아스포라를 다룬 문영숙의 또 한 편의 역사소설
《에네껜 아이들》은 타국에서 힘겨운 삶을 견뎌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디아스포라 소설(본래 살던 땅을 떠나 이국 땅을 떠돌던 이들이 창작한 소설 또는
그러한 이들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1905년 멕시코로 떠난 이민자들은 자의로 이민을 간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사기를 당해 고국을 떠난 이들이었다.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꼬임에 빠져 멕시코에
가서 일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한 사람들은 대부분 모국어조차 글로 쓰지 못하는 문맹이었기에 계약서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멕시코에 도착한 이민자들은 낯선 나라의 환경과 문화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대한제국 정부는 일본의 이민회사를 주축으로 한
인신매매단의 사기 음모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1천여 명의 백성들을 낯선 땅으로 떠나보냈고, 그들이 돌아오려고 했을 때는 이미 대한제국의 국권이 일본에 넘어간 뒤였다. 조선인들은
국적도 없는 국제 미아로 멕시코에 버려졌고, 그 후 1921년에
그들 중 288명이 쿠바로 이주했다.
《검은 바다》,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독립운동가 최재형》 등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수난과 디아스포라를 다룬 청소년 역사소설들을 꾸준히 발표해
온 문영숙 작가가 기막힌 멕시코 이민자들의 삶을 소설로 담아냈다. “절망뿐인 환경에서 희망의 씨앗을
심은 많은 조선인 이민자들의 영혼을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불러들여 그들의 고단했던 영혼에 위로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한 줄 한 줄 써 내려갔다.
이 소설을 통해 머나먼 타국에서 힘겨운 노동과 열악한
환경에 시달리면서도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보내고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교육하는 등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
▶저자 소개
문영숙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습니다. 2004년 제2회 ‘푸른문학상’과 2005년 제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12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우리 민족의 역사를 어린 독자들에게 알리는 소설을 주로 쓰고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청소년 역사소설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 《나의 할아버지, 인민군 소년병》,
《독립운동가 최재형》, 《안중근의 마지막 유언》, 《꽃제비
영대》,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장편동화 《무덤 속의 그림》, 《검은 바다》, 《궁녀 학이》, 《색동저고리》, 《아기가
된 할아버지》, 《개성빵》 등이 있습니다. 2013년 《꽃제비
영대》가 Across the Tumen으로, 2019년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가 Trampled Blossoms로 영역, 출간되었습니다.
인간 시장 제물포에 부는 새바람 어저귀 가슴에 심은 꽃 나뒹구는 상투 꼭지 한 달 후 받을 수 없는 답장 노예들 꽃이 진 자리 윤재 지하 감옥 도망자 북쪽으로 그리운 조선 복뎅이를 남겨 두고 감초약방 태평양 건너편에 태극기는 펄럭이고 귀한 손님 새로운 땅 쿠바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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