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상실의 시대 우리의 영혼을 키우는 라테 한 잔 • 일상의 속도전에서 잃어버린 인생의 선물을 되찾고픈 이들에게 권하는 <생각라테> • tbs 라디오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를 통해 소개된 183편의 생각 모음 • 지난해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지금, 나 자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죽겠다’는 말만큼이나 요즘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정신없다’이다. 부모님 생신을 깜빡한 것도, 오랜만에 온 친구의 문자에 답장이 늦은 것도, 올해에 꼭 읽기로 한 책과 꼭 쓰기로 한 일기를 내년으로 미룬 것도 다 ‘정신이 없어서’다. 핑계나 농담이 아니라, 혹시 정말로 우리의 정신과 생각이 집을 나가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라테>는 하루에 단 30분만이라도 카페라테 한 잔을 앞에 두고 집 나간 ‘생각’을 불러들여,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그러나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들여다보자고 제안한다. 1일 1커피? 1일 1생각! 전직 기자, 칼럼니스트, 미대사관 전문위원, 라디오 진행자로서 누구보다 정신없는 삶을 살았을 법한 작가 김흥숙은 정작 스스로를 ‘식물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움직이기보다 머무는 것을, 꼭 움직여야 한다면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머물 때, 느리게 움직일 때 비로소 찾아오는 것이 ‘생각’이다. 작가는 2012년 봄부터 2017년 가을까지 6년 가까이 tbs 라디오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를 진행하며, 직접 쓴 짧은 에세이들을 ‘들여다보기’ 코너에 소개했다. 그 중에서 두고두고 기억하고 음미할 만한 글들을 골라 다듬어 엮은 것이 이 책이다. 그가 말하는 ‘생각’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루에 한 잔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갖듯, 하루에 잠깐 단 몇 분만이라도 무언가를 홀로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이다. 막히는 차 안에서 때론 전속력으로 달려야 하고 가끔은 쉬었다 가야 하는 인생길을 생각하고(‘성난 운전대’), 짜고 매운 양념을 말없이 끌어안는 배추를 보며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떠올리는가 하면(‘김치를 담그며’), 흩날리는 벚꽃 꽃잎을 보며 우주 안 우리의 존재가 벚꽃 잎 한 낱보다 작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도 있다(‘꽃비’). 책에 실린 183편의 글들은 1월부터 12월까지 일기 형식으로 정리되어 있다. 하루 한 편, 한 페이지 글에, 한 가지 화두가 담겨 있어 짧고 쉽지만,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생각은 결코 가볍지 않을 때가 많다.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정신 차리게 만드는 따끔한 일침과 책장을 놓고 잠시 머물고 싶은 따뜻한 위로가 함께 한다. 작가는 이 책에 제시된 생각들이 단초가 되어 독자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기를, 일상 속 어딘가에 방치되어 있을지 모를 인생의 선물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 프랑스 문학의 거장 발자크, 시대를 초월한 시인 이상... 그들이 위대한 작품을 낳은 것은 ‘커피’덕분이었다?! 생각을 하는데 왜 꼭 카페라테가 필요할까? 김흥숙은 실제로 커피를 매우 좋아한다. 몸과 마음을 혹사시켜가며 전쟁처럼 일하던 기자 시절, 그에게 매일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었던 것도 종로의 단골 커피숍에서 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 한 잔이었다. 특히 부드러운 우유의 맛과 바리스타의 정성스런 라테아트까지 더해진 카페라테를 마시면 ‘살아 있는 기쁨을 느끼는 것은 물론 희망까지 품게’ 된다고 한다. 라테(latte)는 우유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우유, 즉 ‘젖’은 갓 태어난 아기가 다른 음식으로 영양소를 취할 수 있기까지 그를 살리고 키우는 생명의 진액이다. <생각라테>라는 제목은 어머니의 젖이 어린 시절의 우리를 키웠듯, 생각 한 스푼을 담은 라테 한 잔이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자라게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작가 소개 김흥숙 사람은 동물이지만 김흥숙은 식물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움직이는 것보다 한 자리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고, 꼭 움직여야 할 때는 천천히 움직입니다. ‘빨리빨리’가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 그는 제 속도로 걸으며 사람과 사물을 봅니다. 보고 생각하고 기록함으로써 자신을 교육하고 밥벌이합니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덕에 코리아타임스와 연합통신(현재의 연합뉴스)에서 영어로 기사와 칼럼을 쓰고 미국대사관 문화과 전문위원으로도 일했습니다. 영어로 글 쓰고 말하며 오히려 북돋워진 모국어에 대한 사랑과 감수성으로 자유칼럼, 한겨레신문, 한국일보 등에 여러 해 동안 칼럼을 연재했고, CBS ‘시사자키’와 tbs 라디오에도 출연했습니다. 석양에 취해 저녁밥을 미루던 어린 시절에나, 스스로 석양이 되어가는 지금이나, 김흥숙의 목표는 오직 사랑, 그리고 큰 사랑을 이루기 위한 자기 향상입니다. <그대를 부르고 나면 언제나 목이 마르고>, <시선>, <우먼에서 휴먼으로>, 한영韓英시집 <숲 Forest>, <밥상에서 세상으로: 아버지가 가르쳐주신 것들> 등 그가 직접 쓴 책들과, <스키피오의 꿈>, <실낙원>,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등 번역한 십여 권의 책에는 동료 인간들은 물론 세계를 이루는 동행 모두에 대한 그의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www.kimheungsook.com 목차 들어가며 1월 한 해 소망 | 새 달력을 걸며 | 털신 | 작은 고구마 | 밥상 고민 | 짬뽕을 시킬걸 | 우국여가 | 나무집 | 근시와 원시 | 첫 단추 | 텔레비전 | 비결은 사랑 | 헌 돈 줄게 새 돈 다오 | 그곳, 그 일 | 가장 반가운 선물 2월 쇼핑중독 | 수양딸 | 사랑일까 | 기차를 타고 |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 | 명장의 칼 | 두려움 없이 위대하게 | 손님 | 증인 | 검정아, 고마워 | 이름값 | 네모와 동그라미 | 달걀 3월 어느새 어른 | 질문하기 | 헌책방 | 경칩 개구리 | 교과서가 너무 많아 | 마지막 이사 | 오층 | 날개 | 목화는 무죄 | 물처럼 호수처럼 | 봄비를 기다리며 | 노트를 사며 | 청년 동전 | 이마는 문 | 군자란 어르신 4월 얼굴은 성적표 | 나무를 심자 | 봄은 추억 | 히야신스 별 | 비누는 바쁘다 | 김밥은 무지개 | 봄을 그리라고? | 가슴에 앉은 나비 | 봄 부음 | 지하철과 노인 | 흙 빛깔 | 지구는 어머니 | 꽃비 | 우리 동네 가게 | 딸기잼 만드는 날 5월 파우스트 | 성난 운전대 | 어린이 어른이 | 나이 먹은 이 | 일기예보가 틀릴 때 | 스승의 달 | 옥상 풍경 | 역사를 생각한다 | 늙은 남편의 꽃 | 장미 교실 | 태어남과 죽음 | 늦게 피는 꽃 | 다시 잡고 싶은 손 | 큰돈 | 결혼의 효과 | 친구와 하루를 | 아카시아 향 6월 알리의 유언 | 팔찌 | 벽 같은 사람, 유리 같은 사람 | ‘먹방’과 젓가락질 | 두려움이 두려워 | 축구와 정치 | 발처럼 침묵을 | 여신 | 혼자 먹는 밥 | 마늘각시처럼 | 과일가게 전시회 | 커피와 발암물질 | 유월 더위 | ‘붕대족’여러분! | 할머니와 나비 7월 다시 새벽 | 나팔꽃의 목소리 | 장마 끝! | 웃자! | 관절 같은 사람 | 말이 하지 못하는 일 | 히포크라테스 선서 | 어멈, 잡채 하는구나! | 오랜 친구에의 예의 | 식지 않는 밤 | 다리에게 어울리는 일 | 영화와 사람 | 공치는 날 | 바다 보다 | 해피아워 8월 침묵의 날 | 엄마 어머니 | 옥수수 같은 사람 | 땀메달 | 할머니의 유모차 | 구름의 이름 | 모래 한 알 속의 우주 | 선풍기 | 계피 같은 | 매일 생일 | 소나기 | 빨간 고추 화환 | 무궁화와 코스모스 | 모기 어르신 | 글에 담기는 마음 | 두 번째 엄마 | 새벽 우렁각시 9월 우리 안의 하늘 | 대학생 | 회색 | 반지에 담긴 것 | ‘어머나’ 캠페인 | 소화불량 | 잠옷 | 검은 머리 미역국 | 추석 소원 | 얼굴 지도 | 마음 다림질 | 불을 끄고 별을 켜서 | 여권 | 양파 눈물 | 아름다운 순환 10월 남산 | 책이 말을 걸 때 | 새벽에 깨어 있는 곳 | 감마다 노을 | 한글날 | 커피, 카페 | 손톱이 자라네 | 일주일 | 시내버스 사고 | 햅쌀 햇살 | 배낭의 헤아림 | 구두약 같은 사람 | 오늘이 모여 | 라면 끼니 | 느티나무 11월 경찰관과 소방관 | 광주의 학생들처럼 | 집 | 진짜 유산 | 낙엽 편지 | 요 뗏목 | 대사 | 신발 바닥에 붙은 낙엽 | 옷과 교양 | 귀는 물음표를 닮았네 | 초 | 일곱 시 | 김치를 담그며 | 장갑 | 지상의 거처 12월 인간의 수명 | 꿈 | 백설기 나눔 | 모자를 쓰는 이유 | 마음의 덧창 | 노랑 | 큰손 큰마음 | 붕어빵 2천 원어치 | 어머니의 엄지 | 플라타너스 | 1.5도에 꼼짝 못하면서 | 전봇대가 무거워 | 눈이 내린 자리 | 새해 소망 | ‘우리’를 찾아서 | 마지막 책 속에서 사람도 어려서부터 두각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년에 이르러 일가를 이루는 사람이 있고 꽃도 다른 꽃들 필 때 어울려 피는 꽃이 있는가 하면 홀로 천천히 피는 꽃이 있습니다. 거리를 걷다가 ‘늦게 핀 꽃’을 만나시거든 ‘애썼다, 대견하다’ 격려해주십시오. - ‘늦게 피는 꽃’(5월 25일) 색안경을 잃어버린 지 보름이 되어갑니다. 안경 덕에 올려다보던 하늘, 이젠 눈이 부셔서 보지 못합니다. 새 안경을 사라고들 하지만 아직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인연은 소중한 것, 헤어졌다고 금방 다른 사람이나 물건에게로 마음을 옮기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요. - ‘오랜 친구에의 예의’(7월 20일) 지난 한 해 동안, 사랑하던 사람 여럿이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며 그리워합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은 의미 없는 단어입니다. 새해에도 제 목표는 여전히 ‘사랑’입니다. 달력엔 마지막 장이 있어도 사랑엔 끝이 없습니다. - ‘마지막’(12월 29일) |